무모한 선택이 오히려 합리적인 이유

최석원 메이사 CEO 인터뷰
권가원's avatar
Aug 01, 2025
무모한 선택이 오히려 합리적인 이유
 
지난 봄,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메이사’ 오피스에 방문해 최석원 CEO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늘 아티클에서는 뒤늦게나마 그날의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합니다.
외관도 내관도 아름다웠던 메이사 사옥! [사진 출처: 메이사 홈페이지]
외관도 내관도 아름다웠던 메이사 사옥! [사진 출처: 메이사 홈페이지]
메이사는 드론 이미지를 활용하여 공간 정보를 분석하는 회사로, 스마트 건설 현장 등을 위한 공간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합작법인인 자회사 메이사 플래닛과 합병을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인공위성 영상으로까지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개발자에서 대표로

대표님은 대학 시절의 스스로를 ‘프로젝트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최석원 대표님은 앱과 웹,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넘나들며 배달 앱 ‘캠퍼스달’을 비롯한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졸업 후 창업한 메이사에서도, 초기에는 엔지니어링 베이스를 활용하여 실무진으로서 조직에 기여했지만 회사가 성숙할수록 개발자 자아는 작아지고 비즈니스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정체성이 더 짙어졌다고 합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제가 직접 코드를 작성해서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고 그게 저한테는 일종의 자부심이기도 했어요. 상상과 말로만 일하는 대표가 아니라, 진짜 실행을 할 수 있는 대표라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팀이 커지고 개발자가 많아질수록, 제가 엔지니어로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를 다른 고민들이 채우기 시작했어요. 조직이 작을 때는 다들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가까운 사람들이었기에, ‘이거 하자’라고 하면 ‘그래, 하자’가 돌아오는 분위기였어요. 비전 얼라인이니 설득이니 하는 것 없이도 생각의 싱크를 맞추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죠. 하지만 조직이 커짐에 따라 위계도 생기고 구성원의 다양성도 높아지자 대표의 생각이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퍼지지가 않더라고요. 이때부터는 메세지의 내용뿐만 아니라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중요해졌어요. 말하는 방향, 일하는 구조, 소통과 결정의 과정에 대해 신경을 써야 했고 조직 운영이나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엔지니어 출신만이 제 ‘동족’처럼 느껴졌던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개발자 친구들보다도 다른 대표님들과 이야기할 때 공감대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초기 팀, 안주하면 무조건 망한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변하는 것은 대표의 역할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잘 성장해 나갈수록 스타트업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험성에서 멀어지곤 하며, 이런 전환은 때때로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유연함을 생명 삼아 시작한 조직이 안정과 정착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창업자는 과연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요? 리스크 테이킹에 대해서도 대표님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건, 잃을 게 없는 초기 팀뿐이에요. 예를 들어 매출이 거의 없는 스타트업 대표님께 30% 확률로 매출이 10배 오르고 70% 확률로 망할 수 있는 옵션을 주면, 덥석 선택할 것입니다. 반대로 대기업 회장님께 똑같은 선택지를 준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겠지요. 회사가 커질수록 리스크를 회피하게 돼요. 불확실성을 줄이는 쪽으로 전략을 짜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대값도 낮아지죠. 결국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냐, 평균을 높일 것이냐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초기 팀은,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말도 안 되는 시너지 한 방을 노려야 합니다. 정말 작은 확률로 조건들이 우연히 딱 맞아떨어지는 그 순간, 거기서 스파크가 튀고, 그 기회를 잡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의도적으로라도 더 위험한 선택을 해야 하는 거죠. 가만히 있으면 100% 망하기 때문에, 조금의 성공 확률이라도 있다면 ‘Go’ 해야 해요. 무모하고 비이성적이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초기 팀의 합리성이고 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의 상황에 따라서 합리적인 선택의 기준이란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공간 정보로 인류의 첫걸음을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메이사
공간 정보로 인류의 첫걸음을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메이사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창업을 하다 보면, 안정적이지도 일관적이지도 않은 환경 속에서 항상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며 무수한 불확실성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기에, 20대를 온전히 스타트업에 쏟았던 최석원 대표님은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함께 대화해주신 최석원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메이사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서울대학교 학생 액셀러레이터 SNAAC은 항상 창업가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으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달려 나가고 있습니다.
info@snaac.co.kr 메일을 통해 소통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Share article
Write your description body here.

SNA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