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투자를 함께 꿈꾸는 입장에서, 한 가지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할까”에 대한 것입니다. “How to invest”에 수록된 마크 안드레센과 마이클 모리츠의 말들을 곱씹어 보며, 창업 및 투자의 대가들의 시선을 바탕으로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창업가의 시선에서의 투자 -마크 안드레센
먼저 마크 안드레센 입니다. 모자이크 브라우저를 만들고 넷스케이프를 세우며, 조단위의 거대한 엑싯을 두 번이나 경험한 창업자 답게 그의 관점은 현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는 급격한 기술 변화가 사람들의 생활을 통째로 바꾸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그의 핵심 질문은 단순합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서비스로 성장 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인가?" 이 한 가지 질문이 복잡한 메모를 대신합니다. 이 질문에 ‘예’로 답할 수 있을 때에만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또한, 그는 사람에 대한 확신을 중요시합니다. 끝까지 제품을 완주해 본 팀, 실패를 통째로 겪고도 다시 판을 짜 본 팀과는 대화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기존의 상자에 매끈히 맞지 않더라도, 그 상자 밖에서 길을 내 본 이들이라면 불확실성의 굴곡을 건널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는 투자자가 아니라 창업가의 눈으로 읽고 결정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고 말합니다. 기술과 시장, 사람을 한 화면에 겹쳐 읽어 일관된 판단을 내리는 것, 그것이 그의 투자법입니다.
세퀘이아 캐피털을 성장시킨 장본인 -마이클 모리츠
전직 저널리스트로서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마이클 모리츠는, 또다른 측면의 통찰을 보여줍니다. ‘가장 먼저’가 아니라 ‘가장 크게’ 남는 회사를 고르고자,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앞으로 20년 동안 이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스토리를 길게, 숫자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물론 창업가의 자질, 시장의 창, 제품의 독특성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고려 대상에 들어갈 수조차 없습니다.
마이클은 간결한 의사결정을 추구합니다. 긴 보고서 대신 핵심만 담은 짧은 보고서로 팀의 집중도를 유지하는 것이 그의 방식입니다. 그의 방식은 ‘빨리 많은 걸 하는 법’이 아니라 ‘오랫동안 중요한 걸 붙드는 법’에 가깝습니다.
결론
두 인물의 말들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문제가 사람들의 삶을 바꿀 만큼 본질적인가. 둘째, 팀은 끝까지 밀어붙일 집착과 실행력을 갖췄는가. 셋째, 후발주자 이더라도 1등을 이길 메커니즘이 설계되어 있는가. 넷째, 모두가 같은 장면을 보게 하는 간결한 문서화가 준비되어 있는가. 마지막으로, 해당 사업이 20년 가량의 시간을 버틸 만큼 구조적으로 단단한가.”
"창업가의 눈"과 "성공한 VC 파트너의 눈"을 가진 그들은, 제품 정의가 흔들릴 때는 '해당 제품이 없으면 안 될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다시 쓰고, 팀의 시야가 엇갈릴 때에는 짧게 핵심만 정리해 논의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그리고 매 결정마다 스스로에게 “오늘의 선택이 단순히 내일의 전환율만이 아니라, 몇 년 뒤의 사업적 해자 까지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해 묻습니다.
숫자 없이 스토리는 가볍고, 스토리 없이 숫자는 길을 잃습니다. 안드레센의 ‘박스 밖의 아이디어’와 모리츠의 ‘오래 함께할 회사’는 서로 다른 듯 닮아 있습니다. 세상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고, 그것이 오래 살아남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일. VC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그 둘은 결국 같은 문장으로 귀결됩니다. 오늘은 작은 프로토타입과 짧은 메모 한 장일지라도, 그의 반복이 두가지 역량을 굳게 다져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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