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SNAAC에서 주최한 “NAAC-TIE #7: 피봇, 시장의 목소리에 답하다” 행사가 열렸습니다. NAAC-TIE는 학생, 예비창업자, 창업자를 대상으로 열리는 오픈 강연 및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이번 7번째 행사에서는 데일리샷 김민욱 대표님과 설로인 변준원 대표님이 연사로 참여해주셨습니다.
피봇이란?
이번 행사의 주제는 ‘피봇(pivot)’이었습니다. 피봇은 초기 가설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잘 작동하지 않을 때, 고객 피드백이나 데이터 그리고 시장 변화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스타트업의 여정에서 피봇은 단순한 방향 전환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생존의 기술이자, 시장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이에 답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김민욱 대표님이 강연에서 언급하신 넷플릭스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DVD 우편 대여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고객 피드백과 스트리밍 기술의 발전이라는 변화를 읽고 과감히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했습니다. “좋은 영상을 편리하게 즐기게 한다”는 핵심 미션은 같았지만, 방법을 바꿨던 것이죠.
데일리샷 김민욱 대표님: 위기를 기회로
김민욱 대표님은 데일리샷의 창업 과정에서 경험한 피봇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데일리샷은 처음에 주류 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매장 제휴를 통해 다양한 술을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데일리샷은 주류 시장에서 고객들이 겪고 있는 진짜 문제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위스키 시장에 집중하여 고객이 근처에서 손쉽게 원하는 위스키를 받을 수 있도록 픽업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는 데일리샷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었습니다.
김 대표님은 피봇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미션과 비전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데일리샷 역시 “주류 경험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주류 생활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중심에 두고 있었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설로인 변준원 대표님: 실수로부터 피봇과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변준원 대표님은 설로인의 창업 과정을 돌아보며, 실수 속에서 어떻게 피봇을 통해 길을 찾아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대표님의 첫 번째 아이템은 ‘Le Tong’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는 높았지만, 시장에서 원하는 답을 주지 못하며 Product-Market Fit(PMF)을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설로인은 한우를 구매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해 한우 산업을 다시 설계하자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동일 등급의 한우에서도 품질 차이를 알기 어려운 소비자의 불편, 그리고 실물 확인이 어려운 도매 거래의 구조적 한계를 문제로 정의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매에서는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고, 도매에서는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매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변 대표님은 이 과정을 돌아보며, 실패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방식과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달라야한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는 어떻게 설명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이어진 그룹 토크와 교류의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모여 오늘의 강연과 평소의 고민, 그리고 창업과 피봇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시각을 나누는 과정은 각자가 겪는 도전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공유될 수 있는 여정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NAAC-TIE #7을 통해 깨달은 것은 결국 피봇이란 시장의 진짜 목소리를 찾아내고, 그 목소리를 바탕으로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SNAAC은 이러한 자리를 꾸준히 이어가며 학생과 창업자들이 서로 배우고 연결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피봇의 순간까지 함께 고민하고 동행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