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폭망했다 - 한국 공유오피스 시장 이야기

위워크코리아, 스파크플러스, 패스트파이브의 미래는?
David's avatar
Oct 12, 2025
우린폭망했다 - 한국 공유오피스 시장 이야기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학생 액셀러레이터 SNAAC의 운영진 이동건입니다. 저는 평소에 다양한 도메인의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특히 프롭테크와 모빌리티 등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인프라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공유오피스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의 공유오피스 스타트업들에 대한 분석과,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짚어보는 내용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우린폭망했다

혹시 Apple TV Original로 작년 공개됐던 시리즈, <wecrashed>(한국어 제목 - ‘우린폭망했다’)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고, 한국의 김의성 배우님이 손정의 회장 역으로 출연하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었는데요, 드라마 타이틀의 특이한 번역으로 주목받기도 했죠.

2010년대 중후반, 양적완화의 늪 속의 저금리 시대에서 - 벤처 생태계로의 유동성 과다공급이 스타트업 업계에 낳은 대표적인 사건이자, 손정의 회장과 비전펀드의 신뢰도를 크게 하락시킨 주범 -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성장과 몰락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위워크는 왜 망했을까?'

2008년 뉴욕에서 설립된 위워크는, 공유오피스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대에 ‘공간을 서비스로 판다’는 개념으로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뉴욕의 한 허름한 빌딩에서 시작해, 스타트업과 프리랜서를 위한 감각적인 업무 공간을 제공하며 급격히 성장했고, 단순한 임대업이 아니라 ‘젊은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감성적 가치를 팔았죠. 창업자 애덤 뉴먼은 자신을 세상은 바꾸는 기업가로 포장했습니다.

여기에 손정의 회장이 응답했습니다. 2017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위워크에 20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하며, 44억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합니다.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20억 달러 이상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 가치는 허상으로 채워진 거품이었죠. <wecrashed>에서 잘 표현되어 있듯이, 애덤 뉴먼은 방만과 사치의 극치를 경영으로 보여주었고, 세계 곳곳에 저가/장기 임대 계약을 대책없이 체결하며 매출이 임차료조차 하회하는 황당한 구조로 -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했습니다.

결국 2019년 말 IPO의 문턱에서 발표된 S-1 보고서는 위워크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고, 코로나19 펜데믹을 연타로 맞으며 결국 2023년 파산을 신청하게 됩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 변천사

물론 방만적이고 사치적인 경영이 위워크의 몰락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맞습니다. 이후에 찾아온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재택근무 확대와 오피스 수요 감소, 그리고 경기 회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불러온 자산 가치 및 임대료 상승, 뒤이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인상된 금리와 스타트업 투자의 빙하기라는 2020년대 초중반의 연속적인 변화 또한 큰 영향을 끼쳤죠.

사실, 이것들은 위워크에만 영향을 미치는 사항들은 아닙니다. 2022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공유오피스 시장은 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엥… 무언가 이상한데요?

그런데요,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한국의 공유오피스 3대장으로 꼽히는 위워크코리아,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의 2024년 재무제표를 보면,

놀랍게도 셋 다 영업이익이 흑자입니다. 그것도 꽤나 큰 폭으로요.

이런 결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한국만 오피스 시장의 침체를 빗겨가기라도 한 걸까요?

공유오피스 비즈니스의 작동 원리

공유오피스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전대업에 가깝습니다. 즉, 건물주에게 공간을 통으로 임대하고 공간을 나누며, 마진을 붙여 프리랜서, 스타트업 등의 소형 임차인들에게 다시 재임대를 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핵심 수익원은 ‘임대료의 차익’이에요. 소형 임차인들에게 받는 임대료의 합과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임대료의 마진만큼 수익을 챙기는 거죠.

공유오피스 비즈니스가 일반적인 전대업과 다른 점은, 여기에 ‘운영 서비스 가치’가 추가로 붙는다는 점입니다. 주요 공유오피스 운영사들은 고객들에게 단순한 사무공간 제공 외에도, 공용 공간 무료 대여, 프린터기 및 커피머신 등의 무료 이용, 스타트업들을 위한 정기적인 멘토링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부가 서비스를 어필하며 마진을 최대한으로 늘리고자 운영 전략을 설정합니다.

공유오피스 공용 라운지의 일반적인 형태

이상과 현실

하지만, 항상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공유오피스 공간은 주로 시내 CBD 한복판에 위치한, 신축 대형 빌딩들에 자리를 잡습니다. 브랜드 가치 때문이죠.

그리고 여기서의 harsh truth는,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이 고객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대는 다른 대형 빌딩들이 아니라, 작은 꼬마빌딩들이란 점입니다. 이런 꼬마빌딩들은 위치와 환경의 하자 때문에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대형 빌딩들보다 구조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즉, 현실에서는 공유오피스에 입주하느니 오히려 인근 작은 빌딩의 더 넓은 공간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할 수 있는 경우가 꽤나 흔하게 발생합니다.

그렇다 보니, 공유오피스 운영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임대료를 낮추거나,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치킨 게임식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습니다. 위워크같은 경우는 모객을 위해 첫 몇개월 간 렌트프리 기간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러면 운영사 입장에서 손해만 더 쌓이게 되죠.

비교적 낮은 보증금(기존의 장기 임대 사무실의 1년치 임대료 수준 대비 크게 낮은 2~3개월치 임대료 수준) 또한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보증금의 액수가 크다면 이를 유동화하여 자산운용을 통한 부가 수익이라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여의치 않은 셈이죠.

거기다 전대업이라는 근본적 특성에서 오는 공실 리스크 또한 문제입니다. 건물주에게 제공하는 임대료는 고정비로 나가는 데에 반해, 공실이 발생하여 소형 임차인들이 꽉 차지 않으면 마진이 줄거나, 심하면 구조적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한국은 달랐던 걸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위워크코리아와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는 어떻게 하나같이 영업이익 흑자를 거두고 있는 걸까요? 공실이 하나도 없고 꽉꽉 차는 걸까요? 아니면 입주사들이 과도한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걸까요? 답은 회계에 있습니다.

국내 공유오피스 기업들의 24년 재무제표

DART에서 세 회사의 재무제표를 조금 더 뜯어봅시다.

💡

참고 사항 :

  1. 스파크플러스와 패스트파이브는 2024년 감사보고서의 별도재무제표를, 위워크코리아는 2024년 감사보고서의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했습니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오피스 이외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만 존재하며, 위워크코리아는 자회사로 공유오피스 사업을 영위하는 ‘위워크서울1호~5호유한회사’와 ‘위워크부산1호유한회사’가 있습니다.)

  2. 세 회사 다행히도 모두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하기에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3. 가독성을 위해 억 단위로 반올림하였습니다.

  4. 해석과 추정의 영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위 표는 앞서 보여드린 세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정리한 표입니다. 이것만 보면, 세 회사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건실한 기업처럼 보입니다. 특히 위워크코리아는 40%를 상회하는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보여주고 있죠. 그러나 이는 착시입니다.

영업이익의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는 기타수익과 기타비용, 금융수익과 금융비용, 그리고 이를 모두 상계한 당기/전기순이익을 살펴봅시다. 각 기업마다 기타수익/비용, 금융수익/비용에서 큰 폭으로 수치가 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특히 위워크코리아는 비상식적인 수치를 보여주는데요 - 매출 1248억인 기업이 기타수익으로 1541억을 벌고, 금융비용으로 1044억을 지출해서 당기순이익 996억 - 순이익률 약 80%를 기록한다는 사실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습니다.

핵심은 현금흐름표!

회계에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을 때에는 대부분 현금흐름표에 정답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금흐름표를 보면 또다시 이해가 어려운 숫자가 보입니다.

세 회사 모두 영업활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이 수백억의 양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말이 되지 않죠. 힌트는 현금흐름표 아래에 있습니다. ‘리스부채의 상환’이라는 항목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이 아니라 -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 - 에 포함되어 있죠.

스파크플러스의 현금흐름표

K-IFRS에서, 장기간의 금융리스는 부채로 인식되는 동시에 사용권자산으로 인식됩니다. 이것까지 설명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 적절한 링크를 첨부해 두겠습니다.

https://samili.com/acc/IfrsKijun.asp?bCode=1978-1116

하여간, 리스 비용이 부채로 인식되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들어가지 않고,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에 포함되는 것이죠.

참 어이가 없습니다. 전대업이라는 본질을 영위하는 회사에서 최초 임차료 지불이 영업활동이 아니라니요. 마치 쿠팡에서 물건을 떼오는 행위를 영업활동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물론 어이가 없어도 우리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자 이제,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사실상의 영업활동인) 리스부채 상환 항목을 한 표로 정리하여 보겠습니다.

이 표를 통해서 보면, 세 회사 모두 근소하게 (사실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양수를 기록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위워크코리아의 순이익 996억이니 영업이익 516억이니 하는 수치는 다 부질없는 수치이고, 셋 다 근소하게나마 돈을 벌고 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코리아는 (사실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양의 전환을 이루었네요. 확실히 2023년보다는 2024년에 업황이 많이 개선되었나 봅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세 회사는 모두 (사실상의) 영업활동으로 근소하게 돈을 벌고 있습니다.

(+) 추가적인 회계적 추론들

그럼에도,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돈을 실제로 있는 것은 알겠는데, 위워크의 요상한 당기순이익 996억은 어떻게 나온 걸까요?

순이익을 계산하며 상계되는 주요한 항목들(기타/금융 수익/비용)을 살펴보죠.

유형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용권자산입니다. 그리고 사용권자산은 리스부채에 대응되는 자산이죠. 공유오피스 산업에서 사용권자산손상차손이라 함은, 임차기간의 예상 임대수익 등 현금유입에서 관련 현금지출을 차감한 순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관련 현금창출단위의 장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입니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장부상 예상했던 현금창출능력에 미달했을 경우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이죠. 반대로 유형자산손상차손환입은, 손상차손 인식 이후 다시 예상을 초과하는 순현금유입이 발생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즉, 유형자산손상차손에서 유형자산손상차손환입을 빼면 전기 대비 업황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전반적인 추세선을 봤을 때, 23년 대비 24년에 개선된 업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자비용

이자비용은, 금융비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용입니다. 막대한 이자비용의 규모를 보면, 세 회사 모두 현재의 왕국을 건설하기까지 막대한 자본을 차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다만 이 이자비용이 모두 차입금의 이자비용은 아닙니다.

공유오피스 운영사가 지불하는 이자비용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리스부채의 이자비용과 금융부채의 이자비용입니다. (여기서 금융부채는, 차입금과 전환사채 등을 말합니다.) 리스부채에 왜 이자비용이 따르는지는 위의 금융리스를 설명하는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고, 재무제표의 주석을 잘 찾아보면 리스부채의 이자비용과 금융부채의 이자비용을 구분한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금융부채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비용의 비중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수백억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금융부채의 이자 비용으로만 매출의 수십%를 지불하고 있는 것은 기형적입니다.

기타 불규칙적 항목들

이외에도, 각 기업마다 불규칙적으로 발생하여 환입된 항목들이 존재합니다. 먼저 2024년, 패스트파이브에는 총 176억의 주식처분이익(기타수익으로 분류)이 발생했습니다. 전기(2023년 말)와 비교해 지분 보유량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주)페어필드자산운용’의 100% 지분을 보유하던 것을 모두 매각한 것과, (주)데이원컴퍼니 지분률이 27.69%에서 19.27%로 떨어진 것이 있는데요, 후자는 데이원컴퍼니가 RCPS를 통한 유상증자를 진행하여 지분이 희석된 것으로, 기 보유하던 지분이 매각된 바는 없습니다. 즉, 패스트파이브가 보유하던 (주)페어필드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176억에 매각했고, 이것이 기타수익으로 잡혀 당기순이익에 반영되었던 것이란 사실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위워크코리아의 경우 당기(2024년)에 기타수익으로 잡혀있는 큰 볼륨의 두 항목이 있는데요, 리스조정이익 399억과 리스해지이익 394억입니다. 위워크 미국 본사가 2023년 파산신청을 한 이후 전세계적인 임대료 재협상을 진행했는데요, 한국지사인 위워크코리아 또한 2024년 중 임대료 재협상을 진행하였고, 이것이 리스조정이익으로서 일시적인 재무제표상의 이익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리스해지이익의 경우에도, 본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24년 문을 닫은 위워크 을지로지점의 사례가 리스부채의 상각으로 처리되고,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재무제표상의 이익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회계적인 재무제표상 항목들을 종합해보면, 위워크코리아의 기형적인 순이익률 추이를 조금이나마 납득해볼 수 있겠죠?

한국 공유오피스 산업의 미래

이제 복잡한 회계 이야기는 접어두고, 좀 더 재밌는 이야기를 해봅시다. 위에서 얻은 몇가지 결론들을 끌고 와보면,

  1. 공유오피스 회사들 모두 셋 다 근소하게나마 돈을 벌고 있다.

  2. 2023년보다는 2024년에 공유오피스 업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3. 회계상의 착시인 리스부채의 이자비용을 제하더라도, 세 회사 모두 엄청난 금융부채를 가지고 있고 막대한 이자비용을 매년 지불하고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5년 현재, 서울은 유례없는 프라임 오피스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라임 오피스란, 주요 업무지구에 위치한 우수한 입지의 대형 랜드마크 빌딩들을 말합니다.) 1980-90년대 성장기에 지어졌던 주요 랜드마크 빌딩들이 어느덧 노후화를 겪고 있는 와중, 시내 건축 규제와 공사비/자재비 상승으로 이들의 재건축이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기보다는 견조한 수요 속의 공급 감소로 인해 오피스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025년 서울 프라임 오피스의 공실률은 4.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죠.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공유오피스 시장 또한 포스트-펜데믹 시대에서 다시 한번 활황을 맞는 듯 보입니다. 스타트업 투자가 다시 늘어나며 이들의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이는 자연히 공유오피스 수요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올랐던 금리 또한 안정화를 찾으며, 공유오피스 기업들을 괴롭히는 이자 부담도 조금씩 완화되고 있죠.

물론 장기적으로 미래가 밝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펜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뉴노멀로 자리잡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먼 미래에 대세가 바뀔 것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서울의 오피스 부족 또한, 수요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에 가깝기에 추세선이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토종 한국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인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려고 하고 있을까요?

패스트파이브 : 오피스 개발 및 운영 밸류체인 확장

패스트파이브는 먼저 오피스 부동산 개발 및 운영의 밸류체인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꿈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자회사 ‘파이브부동산중개’를 설립하여 신규 오피스 매물 중개를, 자회사 ‘패스트파이브씨앤디’를 통해서는 오피스 인테리어 및 원상복구 공사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라는 이름으로 건물 선택 → 리모델링 → 임대 → 운영까지, 오피스 운영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죠.

스파크플러스 : 사무실 위탁 운영 솔루션으로의 확장

스파크플러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소형 빌딩의 건물주를 위한 임대관리 SaaS 솔루션 ‘빌딩플러스’를 런칭하여, 청구서 생성, 임대료 수납, 계약 일정 관리, 가상계좌 납부 시스템 등을 자동화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중소형 오피스 브랜드 ‘오피스B’를 기존 스파크플러스와 별도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마치며

스타트업이란 본질적으로 답지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풀어가는 일입니다. 어떤 방향이든 시도할 수 있지만, 그중 정답이 무엇일지, 애초에 존재하기는 할지조차 아무도 알 수 없죠. 그런 뿌연 안개 속에서도 팀들은 길을 잃지 않으려, 절망하지 않으려 애쓰며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갑니다.

공유오피스 비즈니스도 근본적으로 똑같습니다. 시장에서 처음으로 정답지를 제시한 줄로만 알았던 위워크는 사실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위워크가 써놓은 오답만을 베끼다가 유탄을 맞았죠.

그럼에도, 구조조정을 하거나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 몸을 비틀며 살아남고 있습니다.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위워크코리아 - 또 여기서 미처 다루지 못한 수많은 토종 공유오피스 스타트업들까지 - 모두의 발걸음을 응원하겠습니다!

Share article

SNA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