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스타트업 노트

SNAAC 7기 운영진 Y의 두서없는 스타트업 이야기
Yusin's avatar
Aug 29, 2025
Y의 스타트업 노트

SNAAC 7기의 활동도 어느덧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수많은 창업가와 투자자분들을 만나며 학생의 입장에서 배우고 질문을 던질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분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보니, 주위에도 창업을 꿈꾸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노트’에서는 주위의 다양한 예비 창업가들을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나눈 생각들을, 두서없이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긴 대화에 반복해서 등장했던 주제는 ‘시간’과 ‘기본기’입니다.

1. 샌프란시스코가 주는 선물과 숙제

최근 AI Agent, B2B·B2C 솔루션, 플랫폼 창업을 꿈꾸는 친구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여행을 통해 미국 서부, 특히 실리콘밸리를 방문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구글과 애플 본사를 견학하고, 현지 빅테크 엔지니어들과 커피챗을 가지며, 한국에서 넘어간 또래 창업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도 많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곳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가장 잘하는 팀들과 교류하며 자극을 받는 좋은 방법이죠.

지난 겨울, 직접 방문한 구글 본사

일부는 아예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가장 트렌디한 미국 서부 고객들을 직접 만나려는 선택입니다. 서부에서, 더 나아가 미국 전체에서 통하는 서비스라면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기회만큼 경쟁도 치열합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성공했을 때 보상의 크기가 큰 시장이지만, 초기 외국인 창업자에게는 네트워크·언어·문화적 장벽이 높습니다. 고객 인터뷰 하나 잡기도 어렵고, 같은 문제를 노리는 빅테크 출신 팀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해봐라”는 조언이 늘 정답은 아닙니다. 타깃 고객이 오히려 뉴욕·보스턴·디트로이트에 있을 수도 있고, B2C에 치우치다 마케팅 비용만 소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먼저 레퍼런스 고객을 확보하고, 실제 문제와 지불 의사를 검증한 뒤 미국 고객을 만나는 것이 더 현실적일 때도 많습니다.

핵심은 ‘DAY 1의 미국’이 아니라 ‘DAY 1의 고객’입니다.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고객이 문제 해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지, 우리가 가진 기술과 세일즈가 경쟁 우위가 있을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고객을 찾을 아이템과 치열한 경쟁을 뚫어낼 자신이 있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창업이 가장 빠른 성장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단단히 다지고 하나씩 빠르게 결과를 쌓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샌프란시스코가 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2. AI Agent는 잠들지 않는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자본을 투자해두면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재산이 늘어난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제는 AI가 코드를 벌어들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잠든 시간에도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돌리고,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Claude Code는 몇 시간씩 이어서 작업을 진행하며, 최근에는 큰 작업을 자동으로 세분화해 LLM에게 순차적으로 프롬프트를 전달하는 자동 프롬프팅 툴도 등장했습니다.

얼마 전 한 예비 창업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밋업에 참여한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놀랍게도 한 공간을 가득 메운 팀들이 모두 비슷한 업무 자동화 툴과 AI 코딩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자는 시간에도 서비스가 성장한다’는 매력은 개발자와 창업가 모두를 끌어당깁니다.

AI Coding Agent가 가져오는 기회는 정말 다양합니다. 먼저, 생산성을 극대화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시간과 인력이 부족합니다. AI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며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해줍니다. 또, 진입장벽을 완화합니다. 이제는 개발자가 아니어도 자신만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 실험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창업가들이 빠른 속도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Cursor 예시 화면 (출처 : https://docs.cursor.com/)

하지만, 기회가 큰 만큼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동 생성된 코드에 API 키나 비밀정보가 무심코 포함되는 보안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AI가 만든 서비스에서 인증이나 암호화 구조가 허술하게 구현되는 사례가 많아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문제도 있습니다. 한편, 자동화된 배포 파이프라인에서 작은 오류가 큰 장애로 이어질 위험도 큽니다. 자동화가 진행되더라도, 중간에 사람이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포함하거나, 보안 점검과 테스트 자동화를 AI 코딩 파이프라인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순히 ‘자동 코딩’만으로는 경쟁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를 더 안전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성공의 핵심입니다.

돈이 복리로 불어나듯, 이제는 AI 코딩 에이전트가 기능과 서비스를 복리로 쌓아 올리는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밤낮없이 돌아간다’는 점에만 집중한다면, 보안과 신뢰성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기회를 붙잡되, 기본기를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 AI 코딩 시대의 창업가와 개발자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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