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라”, 라포랩스 최희민 CEO -SNAAC CHAT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학생 액셀러레이터 SNAAC입니다!
SNAAC은 국내 최초의 학생 액셀러레이팅 단체로서 다양한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과 교류하며 창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라포랩스를 이끌고 계신 최희민 대표님을 찾아뵙고 그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설립 5주년을 앞둔 라포랩스는, 4050 여성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 큐레이션 앱 ‘퀸잇’과 신선식품 직거래 커머스 ‘팔도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희민 대표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함께 살펴 보시죠!
Key Insights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시장에 필요한 일’을 먼저 찾는 것이 창업의 본질이다.
라포랩스가 창업 아이템을 세팅한 기준 세 가지는 시장 크기와 경쟁 강도, 모바일 적합성!
운영 전략 변화의 기준은 성장 정체 여부! 결국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님과 회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라포랩스’의 창업자 최희민입니다. 라포랩스는 ‘퀸잇’과 ‘팔도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퀸잇은 4050 여성을 중심으로 한 패션 쇼핑 플랫폼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 큐레이션과 UX/UI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팔도감은 지역 특산 식품을 큐레이션해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원래는 자회사인 ‘라포테이블’에서 운영했지만 현재는 라포랩스로 흡수합병되어 함께 운영 중입니다.
퀸잇과 팔도감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합니다.
두 플랫폼 모두 커머스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입니다. 여기에 더해 광고도 부가적인 수익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퀸잇은 단순히 상품을 나열하는 쇼핑몰이 아니라,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과 연령별 취향에 최적화된 기획 콘텐츠를 통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라포랩스 이전에도 여러 창업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패의 원인과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예전에 경제 뉴스 요약 서비스, 온라인 식물 커머스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시장에 진짜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전에는 ‘내가 필요한 제품’에 더욱 중점을 뒀던 것 같습니다. 창업자는 만드는 즐거움 자체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고 난 뒤, 라포랩스에서는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서비스’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는 데 집중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퀸잇 초기에는 무려 300명이 넘는 고객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의 라포랩스를 만든 출발점이었습니다.
지난 해에 라포테이블이 라포랩스에 흡수합병되었습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해 신사업을 운영하는 전략은 스타트업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신사업을 자회사로 운영하는 방식은 스타트업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입니다. 자회사 형태로 독립 운영하면,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험하고 투자도 유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팔도감도 처음에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어느 정도 운영한 이후에는 본사에 합병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전환한 사례입니다.
조직을 운영하시면서 어떨 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는지, 변화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은 항상 있습니다. 특히 현재 상태로는 성장이 정체될 것 같다는 신호가 보일 때 과감하게 바꾸려고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취향 변화나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데 그 반응 속도가 느려지거나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될 때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의 기준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대표의 역할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표님의 역할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스타트업 초기에는 ‘마켓 핏(Market Fit)’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반응하는지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검증하는 데 몰두했죠.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서 점점 ‘사람’과 ‘돈’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일과, 그리고 회사의 비전을 믿고 함께할 파트너(투자자)를 설득하는 일이 대표로서 제일 중요한 역할이 되었습니다. 결국 리더는 매 단계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을 바꿔나가면서, 조직의 성장 속도에 맞춰 스스로도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포랩스의 성장은 현재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아직 초입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퀸잇을 통해 4050 여성을 위한 패션 시장에, 팔도감을 통해 먹거리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4050 여성의 절반 이상이 퀸잇과 팔도감을 통해 쇼핑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채용이나 조직 문화 측면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스스로 동기부여가 가능한 사람인지입니다. 자기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바로, 협력입니다. 저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 동료와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은가요?’를 묻는 정기 설문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협업에서 문제가 생긴 지점이 있다면 빠르게 감지하여 개선하려고 합니다. 조직은 사람의 집합이기에, 오랫동안 잘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창업 아이템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나요?
저희가 시장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의 크기입니다.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가 1조 원 이상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경쟁 강도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잘 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많은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큰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풀고자 하는 문제를 모바일 기반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봤습니다. 저희의 팀원 구성을 생각할 때, 효율적인 모바일 기반 솔루션 제시에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퀸잇도 이 세 가지 조건을 통해 설정한 아이템입니다. 고객이 불편해하는 문제를 철저히 구조화해서, 기술과 콘텐츠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어떤 활동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저의 창업에는,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보다도 많은 사람들과 깊이 교류했던 경험이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창업은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좋은 팀을 만들고, 신뢰를 기반으로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학생 때는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보기를 추천합니다. 동아리, 프로젝트, 인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단, 얕은 인맥보다는 깊은 연결을 만드는 경험이 중요할 것입니다.
좋은 창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가가 행복한 회사, 구성원들이 성장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단순히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자율성과 내적 동기부여를 갖춘 사람들과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좋은 창업이란, 결국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꼭 창업을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찾는 게 중요합니다. 창업은 과정의 일부일 뿐이며 목적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창업을 결심했다면, 자신이 원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이해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본격적인 창업 이전에,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