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은 불황기에 등장합니다”, 더벤처스 조여준 CIO -SNAAC 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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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4, 2025
“유니콘은 불황기에 등장합니다”, 더벤처스 조여준 CIO -SNAAC CHAT

안녕하세요, 학생 액셀러레이터 SNAAC입니다!

SNAAC은 국내 최초의 학생 액셀러레이팅 단체로서 다양한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과 교류하며 창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더벤처스의 CIO(최고투자책임자)이신 조여준 파트너님을 만나뵈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는 VC로서의 인사이트를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함께 살펴 보시죠!

Key Insights

  •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수록 진짜배기 스타트업만 생존한다!

  • 멋있게 돈 벌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일단 수익성에 집중하여 매출 지표로 어필하라!

  • 창업자의 강한 확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꺾이지 않는 확신으로 설득하라!

파트너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계 VC인 더벤처스에서 CIO 역할을 맡고 있는 조여준입니다. 퀄컴벤처스와 KB인베스트먼트, 패스트벤처스 등 여러 VC에서 벤처 투자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과거에는 수익성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핵심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입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방식이 용인되기 어려워지고,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실질적인 매출 발생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실효성을 먼저 증명해야 시장과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Zero to One을 쓴 피터 틸이 강조한 질문, "Tell me something that is true that almost no one agrees with you on.”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창업가는 자신만의 확신에 깊이 빠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지만 창업가 자신만은 진실이라고 믿는 기회를 끝까지 설득해내려면, 아주 높은 수준의 자기확신과 집요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확신을 기반으로 투자자를 설득할 때,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시장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결국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얼마나 많은 요소를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왔는가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고객이 이 제품, 이 회사를 고를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그 설득의 근거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근거는 현장에만 존재합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이것이 자신만의 필요인지, 다른 많은 사람들도 공감하는 문제인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TAM(Total Addressable Market) 같은 피상적인 숫자보다, 실제로 얼마나 매출을 낼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요가 존재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오는 노력이 설득력의 기반이 된다는 것입니다.

특정 산업이나 전체 투자 환경에 있어서 최근 트렌드가 무엇인가요?

현재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자금 경색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효율’을 그 어느 때보다 중시하는 시기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LP(Limited Partner)들의 인내심을 오래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역시 초기 단계부터 수익 창출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유니콘 기업은 늘 어려운 시기에 등장해왔다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진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결국 막대한 자금으로 버티기만 하는 방식은 점점 설 자리를 잃을 것이고, 진정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근 심사하고 투자를 집행하신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것을 말씀해 주세요.

최근에 인상 깊었던 사례는 가전제품을 만드는 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제품 자체는 기술적으로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마케팅 전략이 워낙 탁월했습니다. 이 회사는 ‘2030 여성 1인 가구’라는 뚜렷한 고객 페르소나에 집중해 크로스셀링 전략까지 정교하게 구축해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이 뾰족하게 시작해서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초기에는 최대한 넓은 시장을 탐색하며 가능성을 열어두되, 고객 반응이 좋은 영역에 날카롭게 최적화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확장할 때는 그 확장의 방식에 대해 전략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지금은 멋있게 돈 벌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소비 심리도, 투자 심리도 위축되어 있는 이 시기에는 찬밥 더운밥 가릴 것 없이 일단 매출 지표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과를 통한 생존이 먼저입니다.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은 성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요.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등 해외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내수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장성이 낮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내 시장에만 집중한다면, 해당 업계에서 ‘1위’를 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한국처럼 작은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지 않으면 생존과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쉽지 않은 길이기에, 미국과 같은 더 큰 시장을 노리는 것도 충분히 유효한 전략입니다. 이때 핵심은 철저한 ‘현지화’입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인데, 지금 그 지역에서 실제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진출하려는 지역에 대한 사전 이해나 네트워크가 없다면, 시장 파악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현지의 고객 니즈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재를 영입하거나, 이미 한국 문화가 많이 자리 잡은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유의해야 할까요?

IR 발표를 준비할 때는 “Why this market”, “Why now”, “Why you”라는 세 가지 질문을 중심축으로 삼아, 간결하고 명확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팀을 만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확신에 찬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확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지표나 숫자를 제시할 수 있다면 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자금을 조달받는다는 관점을 넘어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저희의 투자 가치와 철학에 공감하는 창업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각 투자자가 어떤 철학과 방식으로 투자에 임하는지를 미리 알아보고, 어떤 관계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창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가장 먼저 ‘왜 이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질문해 보십시오. 실제로 창업을 시작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끊임없이 도전과 의심을 던져올 것입니다. 그 모든 ‘하지 말아야 할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신이 꺾이지 않는다면, 그때 비로소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창업은 기회비용이 매우 큰 선택이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본인의 확신이 반드시 단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나에게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속적인 욕망을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하기보다,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그 진심이 흔들림 없는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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